조각들

잘 모르고 서투를 때를 기록으로 남겨놓으면 나중에 돌아보는 재미가 있다.

"아 그때 그랬었지", 혹은 확실히 내가 이전보다 나아갔음에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개발 쪽 공부를 시작하고나서 지금의 나는 어디에 있는지 글을 쓰려고 한다.

 

어쩌다보니 휴학을 연속으로 하게 됐다. 총 3번째 휴학인데 군대 가기 전에는 보편적인 루트를 벗어난 선택이었어서 되게 비장했었다. 하긴 그럴 법도 한 게 주변 동기들 중에서는 내가 거의 처음이었을 테니. 지금은 별 생각 없다. 

 

학기 병행하느라 실질적인 네이티브 개발 공부는 7~8월쯤부터 시작을 했는데 그 사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우선 뭘 개발해내기 이전에 안드로이드 스튜디오와 코틀린 자체도 익숙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오히려 안드로이드를 처음 접한 계기였던 플러터가 낯설다.

 

서버 통신 경험 자체가 없었는데 멀티파트까지 할 수 있게 됐다.

깃헙을 일절 쓸 줄 몰랐는데 이제는 잔디 관리까지 하고 있다.

 

릴리즈 경험도 생겼고, 작년 1월에 처음 개발 채용 공고들을 살펴봤을 땐 다 처음보는 것들이어서 막막했던 기술 스택들도 이제는 뭐가 뭔지 대충은 안다. 

 

코테를 어떻게 준비해나가야 하나 막막했는데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제는 문제도 풀면서 유형을 익혀나가고 있다.

 

CS 지식이 DB 정도를 제외하면 전무했는데 OS, 네트워크, 자료구조에 대한 배경지식도 조금은 쌓았다.

 

자소서나 포폴을 쓸 때 개발 쪽으로 쓸 말이 없어서 다른 활동들을 우겨넣곤 했었는데 이제는 조금이나마 뭐라도 쓸 게 생겼다.

 

포폴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고 어떻게든 면접까지는 갈 줄 알았으나 서류 탈락을 얻어맞고는 잘 썼다고 평가되는 사람들의 포폴 구성을 참고해서 노션 링크를 하나 만들기도 했다. 별 거 아닌데, 이 별 거 아닌 것도 작년 이무렵에는 하지 못했었다.

 

이번 학기 휴학은 계획에 없었어서 뼈 아팠는데 긍정적으로 보면 덕분에 프로젝트 릴리즈에 집중할 수 있었다.

중간에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엎어지기도 했지만, 덕분에 코테 공부에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

 

아무래도 동기들보다 최소 한 학기 졸업이 늦어지다보니 마음이 마냥 편하지는 않은데 나한테 필요한 휴학이었고 시간이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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