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사를 퇴사했다. 항상 생각만 했는데 막상 현실이 되니까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짐 정리를 하고 나오는데 많은 분들이 회사 건물 앞까지 나와서 배웅을 해주셨다. 손 흔들면서 잘 가라고 해주시는데 내가 이런 대우를 받아도 되는 건가 평생 못 잊을 순간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행복했다.
엊그제는 마인드키 팀원분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원래 회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팀점이 아니면 이렇게 모이진 않는데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자리를 함께 해주셨다.
평소와는 다른 구성원으로 안드 팀원 분들이랑도 점심도 먹고, 팀장님 부팀장님과 식사를 하기도 했다.
마음이 늘 무거웠고 조심스러웠는데 먼저 밥 먹자고 해주시고 응원도 해주셨다.
작년 이맘때쯤 입사했을 때도 첫날 경태 팀장님, 상현 부팀장님과 점심을 같이 했었는데 공기가 차가워져서 그런가 기분이 묘했다.
퇴사 당일인 오늘은 업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오후까지 버티나 시간이 참 안 가겠다 싶었는데 아침부터 커피 한 잔 하자고 연락주신 분들이 많았다. 선물을 주신 분들도 있었다. 이번주에 있었던 일들이감사해서 지금 한 줄씩 적을 때마다 감동에 젖고 있다.
그동안 회사에선 업무가 들어오면 잘 쳐내야한다는 긴장감에 그저 정신이 없었다.
오늘 하루 잘 버텨냈다는 느낌으로 몇달을 지내왔는데 당연히 봐오던 사람들, 그리고 당연히 해오던 경험들에 생각보다 많은 정이 들었던 것 같다. 첫 회사라서 유독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마음이 감동으로 물들 때도, 미움으로 가득찰 때도 있지만 중요한 건 내가 끝내 잃고 싶지 않은 걸 잃지 않는 것 같다. 여전히 미성숙한 부분이 있지만 이십대 초반의 나였다면 오늘과 같은 장면은 만들지 못했을 것 같다.
감사함을 끝내 잃지 않고 지켜냈을 때 이렇게 큰 감동이 남겨진다는 걸 몸으로 느끼게 만들어주신 회사 동료분들께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앞으로의 나는 오늘을 기억하며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갈 수 있을 것 같다.
1년 전에 인턴으로 들어왔던 내 자리가 왼쪽, 짐을 정리한 오늘이 오른쪽 사진이다.
인턴 때의 긴장감.
회사에서 혼났을 때 번뇌에 사로잡혀 강남에서 동네까지 3시간 거리를 걸어오던 겨울, 그리고 여름.
퇴근 후 지하철 역 옆에 있는 공원 벤치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던 날들.
주말엔 카페에 가서 학생 때처럼 하루종일 공부하던 시간들.
그 와중에 동료분들과 보드게임 카페를 가기도, 학교 축제에 가기도, 퇴근 후 술 한 잔 하기도 했다.
너무 고마운 사람들. 오늘을 기억하리!
'개발자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 이직 (카카오스타일) (4) | 2024.11.11 |
---|---|
멘토링 및 코드 리뷰 활동 (0) | 2024.11.10 |
인공지능위크 2023 day 2 (0) | 2023.07.14 |
1년 휴학이 끝나가는 중 (0) | 2023.06.17 |
절반 정도 진행된 sopt (0) | 2022.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