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들

예전엔 여행을 다녀오면 당일 느꼈던 감정을 까먹지 않으려 바로 기록을 남기곤 했는데 정신이 너무 없었나봐요. 이제야 글을 씁니다.

 

첫날

도톤보리

 

출발 한 시간 전쯤 도착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간발의 차이로 공항 버스를 놓쳤습니다. 비행기를 못 탈 수도 있겠단 생각에 급하게 택시를 탔고 6만원을 냈습니다 ㅎㅎ. 탑승 수속 마감까지 10분 정도 남은 시점에 포켓 와이파이 대여랑 환전까지 하느라 엄청 뛰어다녔어요.

 

우여곡절 끝에 일본에 도착했는데 곧 멸망할 것처럼 하늘이 어둑했습니다. 난바로 이동하는 법도 몰라서 한참을 헤매다 결국 도착했고, 지도로 보니 옆에 물길이 있길래 따라가보니 그 유명한 도톤보리였습니다.

 

거리에서 멜로디언으로 인생의 회전목마를 연주하시던 분이 계셨는데 바로 앞에서 한 남녀가 서로 손 잡고 춤을 추고 있었어요. 라라랜드 같았고 그 많은 인파 속에서 둘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듬뿍 행복한 표정이었는데 어떤 기분이었을까 부럽기도 하면서 저도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이었습니당. 

 

둘째날

교토

 

오사카는 가고 싶었는데 주변에 뭐가 유명한지 몰라서 투어를 예약했습니다. 장소까지 데려다주면 제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거였어요. 옛날 일본 귀족들이 쓰던 별장이라는데 이름은 기억이 안 나네요. 

 

물소리가 청량하면서 시원했고 쨍한 푸르름이 너무 좋았습니다.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땐 가을, 겨울이 좋았는데 최근 몇년전부터 여름이 너무 좋아요. 더운 건 싫지만 축제의 시즌이자 에너지 넘치는 열기가 기억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서요. 그리고 일년의 중간이기도 해서 부담이 없어서 좋아요. 좋은 기억들이 여름에 많아서인가봐요. 가을, 겨울에도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어서 일년 내내 기대되는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일본 애니를 볼 때 특유의 감성이 있다고 느끼는데 특별히 무언가를 한 게 아니라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녹여낸 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우 신사 등 여러 곳을 거치다 이곳으로 왔습니다. 신사가 있으면 주변을 잘 꾸미고 활성화시켜놓아 관광지로써 매력이 있다는 게 인상깊었습니다. 그리고 당고가 너무 맛있었습니다 ㅜㅜㅜ. 

 

셋째날

유니버셜 스튜디오

 

닌텐도 월드에 가기 위해 오픈런을 했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습해졌어요. 그땐 스무살이었어서 그런가 홍콩에서 갔던 디즈니랜드 만큼의 감동은 아니었는데 여러 ip들을 보는 게 신선했고 좋았습니다.

 

특히 직원분들이 친절하셨어요. 점심을 주문했는데 학생처럼 보이시는 분이 양 손을 흔들면서 웃으면서 인사해주시는데 많은 걸 느꼈습니다. 친절함이 다른 사람의 하루를 이렇게 기분 좋게 만들 수 있구나 싶어서 저도 주변에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 비가 왔습니다. 이대로 집에 가야 하는 건가 조금 슬펐는데 비가 오면 오는대로 돌아다니면서 재미가 있더라구요. 또 실내 어트랙션 비율이 높아서 큰 타격은 없었습니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계획적으로 대비를 잘 해놓았구나"라는 T적인 생각과 함께 걱정 많이했지만 "비가 와도 괜찮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일상 생활을 하면서도 지나친 걱정과 불안보단 더 긍정적으로 대처해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친절하고 긍정적이었던 이곳에서의 기억을 기억하고자 기념품을 샀습니다.

 

넷째날

온천 마을

 

온천마을도 특유의 풍이 있어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의 온천은 한국에서 흔히 보는 목욕탕이랑 똑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어요.

하버시티

 

 

탁 트인 전경을 보니 스무살 때 혼자 홍콩에 갔던 기억이 났어요. 글로 다 적기 어려울 정도로 센치해지더라구요. "여긴 밤이 되면 얼마나 더 예뻐질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공항 가는 길

 

여행 내내 아롱이 생각이 많이 났어요. 많이 보고 싶은 내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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