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가 온다고 해서 오랜만에 학교에 갔다. 멀리서도 볼만하긴 한데 뒤에 앉은 입장에선 차이가 별로 없어보이지만 한 번 앞에 가보면 확실히 다르다. 그냥 공연을 보는 것과 아티스트랑 눈 마주치면서 몰입하는 건 매우 차이가 크다.
뉴진스 공연은 돈 주고 콘서트를 가더라도 가까이 갈 수 없다는 걸 너무 잘 알았고 학교 축제에선 일찍 줄만 서면 되기 때문에 기꺼이 하루를 통째로 반납했다.
스탠딩 앞열을 기대하고 갔으나 줄이 생각 이상으로 너무 길어서 실망조차 안 됐다. 학교 뒤에 이런 공간이 있는지 처음 알았고 5시간을 기다려서 입장했다. 텐트 치고 전날 저녁부터 줄을 선 사람도 있었다. 먼저 서있던 사람들이 생각보다 좌석으로 많이 빠져서 나름 괜찮은 위치에서 스탠딩을 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아티스트 공연까지 장장 9~10시간을 기다리면서 체력적으로 지쳤다.
뉴진스 공연 시작하고 나서는 사람이 더 밀집되고 시야가 가려지면서 편하게 볼 수가 없었다.
실제 시야는 이것보다 멀었는데 줌 땡기니 엄청 가까이서 본 것만 같다. 핸드폰에서는 선명한데 티스토리에 영상을 올리니 화질이 많이 깨져나온다. 앵콜곡은 attention이었는데 베이스가 생각보다 엄청 컸다. 동영상엔 현장이 온전히 담기지 못했다. 4곡 정도로 시간은 짧았지만 에너지를 많이 얻고 왔다.
ETA 작사에 참여하신 빈지노님도 오늘 공연에 와주셨다. 중2 때 힙합 콘서트에서 본 후로 12년만이다. 시간이 많이 흐르긴 했다. 악뮤가 와서 오랜날 오랜밤을 부를 땐 잠깐 20살 때의 감정이 살아났다. 나는 스물여섯이 됐고 마냥 어린 이미지이던 수현님은 스물다섯이다. 거의 10곡 정도를 해주셨는데 모르는 노래가 하나도 없었다.
뉴진스를 보면 막 스무살 됐을 때의 풋풋함과 energetic함이 느껴진다. 그때만 보일 수 있는 느낌인데 어쩌면 그래서 뉴진스에게 마음이 더 가는 것은 아닐까.
힘들었지만 최근에 몸도 마음도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았는데 너무 좋았다!! 학부 졸업 전 마지막 축제인데 내가 대학생이어서 이때만 해볼 수 있는 추억이라 생각하고 하루를 다 썼고 후회없다. 뿌듯하다!!
역설적이게도 나이가 들고 경험이 늘면서 시야가 넓어지는 동시에 좁아지는 느낌이다. 더 이상 큰 꿈을 그리기보단 맞춰나가는 느낌인데 나는 언제나 큰 꿈을 그리고, 그 꿈을 기대하면서 언제나 20대 초반처럼 가슴 뛰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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