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들

 

 

지금 카페에 와있다. 너무 졸리다. 밤낮이 바뀌어서 원래 지금 자고 있을 시간인데 유스케 방청 티켓 받으러 아침 일찍부터 여의도에 왔다.

 

어제 드디어 첫 색채 인물화를 완성했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군대에서 몇번 연습을 해봤다.

그런데 완성도 있게 마무리 지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주 옛날의 경험들이 이번 그림에 큰 도움이 되었다.

 

 


잘한 점

원본 사진은 정수리 부분이 짤렸는데 내가 마지막에 임의로 그려넣었다. 확실히 그림의 완성도가 높아보인다.

 

하이라이트를 잘 표현한 것)

- 사실 친구한테 도움을 받았다. 나는 "이정도면 하이라이트 충분히 준 거겠지?" 싶었는데 왠지 그림이 밋밋해보였다. 펑퍼짐해보였는데 친구가 하이라이트를 세게 줘보라고 가이드를 줬고 그걸 참고해서 수정을 했다.

지우개로 일부분을 지우는 식으로 했는데 자연스럽게 잘 됐다. 이거 하나로 그림이 확 살아났다. 이번 그림에서는 이게 제일 컸다고 생각한다. 

 

컴싸로 명암을 더 또렷히 준 것)

- 속눈썹 칠할 때 컴싸를 사용했는데 이걸 쓰고 안 쓰고 차이가 엄청 컸다. 

색연필 위에 컴싸를 덮는 거라 미끌거리는데 이게 오히려 좋았다.

컴싸를 살짝 찍어주고 붓칠하는 것마냥 색연필로 쓱쓱 번지게 했다. 

 

얼굴 라인 잘 딴 것)

 

자연스러움을 위해 잔머리를 그려준 것)

 

피부톤 투명하게 잘 깔아줬고 눈 또랑또랑하게 잘 살려준 것)

 

비율 잘 잡고 시작한 것)

처음에 비율을 잘못 잡고 시작하면 나중에 수정을 아무리 해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비율을 정말 신경써서 잡아줬고 물감과 색연필이라 수정을 해도 조금밖에 할 수가 없는데 덕분에 이질감 없게 수정을 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

마지막에 볼에 진하게 명암을 주는 작업이 있었는데 이게 좀 애매하게 된 것 같다. 

좀 더 확실하게 해줬으면 그림이 더 입체적이었을 것 같다.

 

눈썹의 디테일한 표현이 아쉽다.

 

색 배합도 그렇고 입술 표현이 너무 엉망이다. 

 

눈 흰자 부분 칠할 때 명암 표현을 좀 잘 해서 둥근 느낌을 주면 더 입체적이었을 텐데 잘 표현이 안 됐다.

 

이마에 붓칠 추가로 해줄 때 얼룩을 남겨버렸다.

 

머리카락 표현이 너무 엉망이다. 오른쪽은 그래도 괜찮은데 왼쪽은 그냥 뭉탱이 하나가 있는 것 같다.

머릿결 표현을 자연스럽게 못해준 것과 물감 톤을 안 맞추고 무지성으로 칠하는 바람에 수습하느라 색이 두껍게 쌓인 것이 원인이다.

 

머리카락 그림자도 잘 표현이 안 됐다.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수성 색연필로 스케치를 했는데 물감으로 베이스 깔아줄 때 번져서 피부톤이 붉어져서 당황했다.

 

빨리 마무리하고 싶고 피곤한 마음에 머리카락 색 확인 안 하고 막 칠했는데 이질감이 너무 강하게 들어서 수습하려고 더 칠했는데 색이 쌓여서 두꺼워졌다. 머리카락에서 입체감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물감 칠할 때 즉흥적으로 정수리 부분을 추가로 그려넣었는데 물감 층이 생겨버렸다.

 

그림을 오랜 시간 붙잡고 그리다보니 나중에 다시 이어그릴 때 어떤 색으로 라인을 따주고 명암을 줬는지 기억이 안나서 다시 찾아봐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소감

눈이나 다른 데 그릴 때는 어떤 부분에 포인트를 주어야 하는지 잘 아는데

눈썹, 입술, 머리카락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다시 기회를 줘도 잘 못할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했는지 래퍼런스를 잡고 연구를 해봐야 할 것 같다.

 

얼굴 형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눈, 코, 턱 이런 데는 구조적 이해가 있어서 명암을 어떻게 줘야되는지 아는데 볼, 광대 쪽은 잘 모르겠다.

 

광대는 튀어나와있으니까 밝게 줘야된다고 생각 하는데

강의를 보니 색을 덜어내기는 커녕 채워넣으니 "내가 뭘 잘못알고 있는 건가?" 싶고 혼란스럽다. 

 

수성 색연필로 스케치를 해서 번지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이다.

 

이번 그림은 색 배합을 다 알려줘서 그대로 따라했는데 나중엔 내가 직접 짜봐야 하니 머리 아플 것 같다.

그래도 처음으로 완성도 있게 작업한 색채 인물화인데 이정도면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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