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콘서트 본핑크 서울 0917
이틀만에 또 공연을 보러왔다! 콘서트 하는 줄 몰랐고 티켓팅 날짜도 놓쳤는데 들어가니까 취소표가 한 장 풀려있었다. 일단 줍고 봤다. 원래 9월 중 아이유 콘서트에 가는 걸 기대하고 있었는데 티켓팅에 실패해서 계획이 붕 뜬 상황이었다. 너무 건조한 삶을 살고 있던 최근이라 가기로 했다. 막상 당일이 돼서는 뉴진스 스탠딩 하느라 힘을 너무 빼서 반 녹초 상태로 공연장에 갔다. 자리는 상관 없었다. 들으러가는 목적이라 나에겐 시야보다 음향이 더 중요했다.
지하철에서부터 외국인이 엄청 많았다. 대부분 아시아 계열인 것 같았는데 내가 체감하기로 10명 있으면 9명이 외국인이었다. 동남아로 여행온 줄 알았다. 뉴스에서 매번 k-pop, 한류 열풍 어쩌고 하는데 그 현장에 나와있는 느낌이었다. 오른쪽은 공연장 입장 줄이다. 층은 4개인데 입장 줄은 하나라 엄청난 교통 체증이 생겼다. 6시 정각이 됐는데 많은 사람들이 못들어 와서 공연이 20분 가량 delay 됐다.
줄 서기 전에 굿즈도 샀다. 어딜 갔다오면 기념품으로 키링을 사서 가방에 달고다니는 취미가 있는데 인형으로 된 키링이 있었다. 멤버별로 캐릭터가 달랐는데 나는 rosie를 구입했다. 좀 부담스럽긴 한데 선택지가 없었다.
고척은 처음인데 최근에 갔던 콘서트가 모두 잠실주경기장에서 했다보니 4층인데도 생각보다 멀지 않게 느껴졌다. 근데 야구장이어서 그물망이 쳐져있었는데 이 부분이 좀 아쉬웠다.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는데 나중에 내려가면서 보니까 그물망이 없는 뷰는 시야가 훨씬 깔끔했다. 나야 처음부터 그물망이었어서 잘 몰랐지만 시각적으로 아예 다른 공연인 수준이었다.
우연히 주운 티켓이 1년 월드 투어의 마지막 공연이었다. 외국인이 많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걸까? 음향은 좋았다. 블랙핑크의 노래 대부분이 웅장한 sound를 내다보니 EDM 페스티벌에 온 것만 같았다. 2시간 정도의 공연에서 모르는 노래가 하나도 없었다. 공연을 보면서 느낀 건 확실히 한국인들 공연 문화가 좋다는 것이었다. 아이유나 브루노마스 콘서트 볼 때는 너무 따라부르니까 오히려 아티스트 목소리가 묻혀서 좀 그랬는데 이번 블랙핑크 공연에서는 호응이 약했다.
여기가 그물망이 없는 뷰다. 확실히 깔끔하다. 많은 얘기를 나누기보단 무대가 빡빡하게 진행됐다. 청각적으로 너무 좋았다. 라이브 세션도 있었고 웅장했다. 브루노 마스 때는 너무 아쉬웠는데 확실히 국내 환경에 익숙한 아티스트들의 콘서트가 더 준비가 잘 된 느낌이다. 퀄리티에 신경을 많이 써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다!!
예전에 건대, 한양대 축제에 블랙핑크가 왔었다. 친구들이랑 보러갔었는데 이제는 체급이 너무 커져버렸다. 내 주변만 봐도 일찍이 자기 분야가 정해진 지인들은 20대 후반으로 가고 있는 지금 시기에 꽤나 모양을 잡아가고 있다.
나도 열심히 살았지만, 또 나름 다양한 경험을 해왔지만 이런 걸 보면 "너무 학교 안에만 갇혀있었나"하는 아쉬움이 진득히 남는다.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잘 다니고 있는 지인들도 근황을 물어보면 톱니바퀴 생활에 재미없단 얘기를 하는데 나도 그렇게 되는 것일까. 참 어렵다.
콘서트 끝나고 스터디가 있어서 주변에 조용한 곳을 찾았다. 내 최애 아몬드 봉봉!! 재계약 이슈가 활발할 요즘인데 다녀오길 잘했다!!